52억을 아낀 KIA의 판단이 트레이드 전략 변화로 이어진 상황
조상우·이영하·아시아쿼터까지 연쇄적 시장 구조가 새롭게 재편
KIA가 남긴 실탄이 향후 FA·불펜 보강의 핵심 변수로 작용
52억 아껴 얻은 결과가 트레이드 전략을 바꾼 상황

KIA 타이거즈가 지난해 장현식을 붙잡지 않으며 52억을 지출하지 않은 선택은 당시엔 아쉬움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게 됐다. LG가 장현식에게 4년 52억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 조건을 제시한 가운데 KIA는 불펜 특유의 변동성, 장기 계약 리스크를 감안해 과감히 물러났고 이는 결과적으로 재정적 부담을 크게 줄인 결정이었다. 이후 KIA는 빠르게 움직여 리그 최고 매물로 꼽히던 조상우를 지명권 2장과 현금 10억 포함 조건으로 영입해 불펜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조상우는 정해영·전상현과 함께 필승조의 주축이 되며 72경기 등판, 28홀드로 팀 내 가장 많은 홀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팀은 8위에 머물러 성적 이상의 아쉬움을 남겼고, 미래 지명권을 두 장이나 내준 점은 여전히 부담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장현식이 LG에서 부진하며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KIA는 ‘52억 절약’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챙겼다는 평가가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
올해 FA 시장에서 조상우가 지닌 변수와 KIA의 선택 공간 확장

이번 오프시즌 FA 시장에서는 조상우의 가치가 생각보다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A등급에 연봉 4억이던 조상우는 보상 부담이 커 구단들이 선뜻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구위 자체도 세이브왕 시절과 비교하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가 시장 분위기를 식히고 있다. 반면 이영하는 선발·불펜 모두 가능한 높은 전술 활용도와 B등급의 장점 때문에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시장 흐름은 오히려 KIA에게는 유리하다. 경쟁이 덜한 상태에서 합리적인 조건으로 조상우를 다시 품을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FA 시장이 흔들릴 때 종종 나타나는 ‘패닉바이’다. 특히 이영하와 조상우의 에이전시가 동일하기에, 이영하 계약이 끝날 때까지 조상우 미계약 상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KIA는 시장 흐름을 매우 면밀하게 읽고, 불필요한 과열 경쟁에 휘말리지 않는 신중한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박찬호 영입전 패배가 오히려 재정·전력 운용의 여유가 된 상황

KIA는 이번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또 하나의 큰 변곡점을 맞았다. 바로 박찬호 영입전 패배다. 박찬호는 두산과 4년 80억 규모로 최종 합의 단계에 들어갔고, 이는 KIA가 최소 80억을 추가로 쓰지 않아도 됨을 의미한다. KIA 입장에서는 단일 선수 영입전에서 패했지만, 실탄을 그대로 보존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력 보강의 폭이 크게 넓어졌다. 실제로 KIA는 양현종·최형우·이준영·한승택 등 내부 FA 다수를 관리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었고, 80억이 남은 것은 체계적 보강을 위한 숨통을 트여준 셈이다. 박찬호 대체로 KIA는 아시아쿼터 유격수를 탐색해왔으며, 일본프로야구 경력 선수를 1순위로 점찍은 상태다. 여기에 오키나와 캠프에서는 일본 투수 2명을 직접 테스트하며 외국인 불펜 카드 확충까지 시도하는 등 단순한 대체 수준을 넘어 전략적 전력 재편을 모색 중이다.
아시아쿼터·불펜 보강·FA 구도까지 모두 연결되는 KIA의 향후 선택

KIA의 이번 겨울 전략은 단순히 조상우 잔류 여부를 넘어 팀 전체의 균형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쿼터로 어떤 선수를 유격수에 배치하느냐는 조상우 FA 협상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격수 보강에 많은 예산을 투입할 경우 불펜 FA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유격수 보강 비용이 절감된다면 불펜에 더 적극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KIA가 일본 투수 테스트를 진행한 것도 불펜·선발 양면에서 변수를 확보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움직임이다. 결국 KIA가 아껴둔 52억+80억이라는 거대한 여유 자원은 단순한 금액 절약이 아니라 팀 구조 재정비를 위한 ‘전략적 선택지 확대’라는 의미로 이어진다. KIA가 이번 오프시즌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따라 향후 2~3년간 팀 전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며, 이는 단순히 FA 한두 명의 거취를 넘어 KIA의 미래 구도 전체를 재편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