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패배와 노르웨이 본선 직행이 유리한 포트 구도 형성
볼리비아전 승리로 한국 FIFA 23위권 사실상 확보
가나전 결과와 관계없이 포트 2 유지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
이탈리아의 몰락과 노르웨이의 돌풍이 만든 기적적 구도

한국 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포트 2에 진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이번 기회의 핵심 변수는 다름 아닌 유럽 예선에서 벌어진 ‘예상 밖의 결과’였다. 이탈리아가 노르웨이에 1-4로 충격 대패를 당하면서 본선 직행에 실패했고, 대신 노르웨이가 8전 전승이라는 기록적인 성적으로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국 입장에서 노르웨이의 본선행은 엄청난 호재다. FIFA 랭킹이 한국보다 낮은 팀이 포트 경쟁에서 빠지면서 한국의 상대적 위치가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플레이오프로 밀려나며 포트 2 경쟁에서 사실상 흔들리는 상태가 됐고, 그 여파로 한국은 유럽 강호들의 변동 속에서 전례 없는 상승 기류를 타게 됐다. 월드컵이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포트 배정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한국은 그 복잡한 흐름 속에서 오히려 안정적인 입지를 확보하는 독특한 구도를 만들어냈다.
볼리비아전 승리가 만든 결정적 모멘텀

한국 대표팀이 포트 2 경쟁에서 확실한 자리를 잡게 된 또 하나의 이유는 지난 14일 열린 볼리비아전에서 얻은 승리였다. 상대는 FIFA 랭킹 70위권의 약체였지만, 만약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한국은 랭킹 포인트를 크게 잃어 순위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감각적인 프리킥 골이 흐름을 뒤집고, 경기 후반 조규성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랭킹 포인트 약 2.7점을 추가하는 값진 결과를 만들었다. 이 승리가 한국 랭킹을 1597점으로 끌어올려 캐나다·오스트리아·에콰도르와 벌이던 포트 경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게 했다. 현재 한국은 23위권 자리를 굳힌 상태이며, 이는 포트 2 배정을 위한 최소 조건을 충족하는 수치다. 특히 볼리비아전 승리가 단순한 평가전 이상의 ‘전략적 승리’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이 경기 결과가 랭킹 판도를 결정적으로 흔들었기 때문이다.
아시아·남미 경쟁팀들보다 확실히 유리한 현재 판세

한국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는 25위 에콰도르와 26위 호주 정도로 좁혀졌지만, 두 팀 모두 한국을 역전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에콰도르는 약체 뉴질랜드와 만나지만 승리해도 불과 2점 남짓만 추가한다. 반면 한국은 가나전에 패하더라도 약 7점 내외의 손실에 그쳐 큰 순위 변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호주의 경우 더 불리하다. 상대가 콜롬비아이기 때문에 설령 승리하더라도 얻는 포인트가 약 6점 수준이라 한국을 넘어설 정도는 아니다. 해외 데이터 매체들도 공통적으로 한국이 포트 2 확정에 가장 근접한 팀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오히려 이탈리아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할 경우 한국이 22위권까지 오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유럽 플레이오프 승자들은 일괄 포트 4 배정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한국에게 결정적 호재로 작용한다.
홍명보호의 월드컵 대진운이 바뀌는 역사적 순간 예상

포트 2 진입은 단순히 ‘번호 하나 올라가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월드컵 조편성 구조상 포트 2와 포트 3의 난이도 차이는 매우 크며, 특히 48개국 체제에서는 강팀을 만나는 빈도 차이가 극명하게 갈린다. 쉽게 말해, 포트 2는 조별리그에서 상대적으로 강한 조를 피할 가능성이 크게 늘어난다는 의미이며, 이는 곧 16강·8강 진출 가능성에 직결된다. 홍명보 감독 입장에서도 이번 성과는 전술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되며, 본선 경쟁력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물론 포트 배정과 별개로 가나전 승리는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가나는 일본 원정에서 패하며 전력이 약화된 상태지만, 여전히 신체·피지컬 능력을 갖춘 팀인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한국 축구는 이미 역사적인 지점에 도달해 있으며, 이번 월드컵에서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기반을 사실상 확보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