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는 웃고, 국산차는 울고
중견 3사, 내수·수출 모두 ‘흔들’
신차 공백에 점유율도 계속 하락
내수 추락 가속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인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한국GM의 내수 실적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폭락을 기록하며 심각한 시장 부진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번 감소세는 단순한 계절 요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인 수준이며, 특히 시장 점유율이 이미 우하향 곡선을 그려온 상황에서 더 큰 위기를 암시합니다. 최근 발표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각 사 실적 자료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전년 대비 40.4% 감소한 3810대를 기록했고 KG모빌리티는 21.5% 줄어든 3537대, 한국GM은 39.5% 급감한 1194대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한국GM의 1000대 초반대 실적은 사실상 ‘시장 존재감 소멸’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는 이러한 부진의 배경으로 신차 부재, 주력 모델 노후화, 수입차의 적극적인 공세를 꼽고 있으며, 실제로 브랜드 대표 모델의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1~3분기 누적 내수 판매 역시 8만 대 초반에 불과해, 연간 10만 대 달성도 불투명해지며 국산 중견 브랜드 전체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출도 흔들

내수 부진에 이어 수출 실적에서도 중견 3사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수출에서도 감소세를 이어가며 불안 요소를 키우고 있는 반면, KG모빌리티만은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국GM은 3만 8436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0% 감소했고, 르노코리아는 3391대로 무려 44.1% 급감했습니다. 이 같은 감소폭은 해외 시장에서도 주력 모델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다만 KG모빌리티는 무쏘 EV, 토레스 하이브리드, 코란도 등 주력 모델이 유럽 및 신흥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며 수출 5980대를 기록, 전년 대비 26.1% 증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한 독일과 튀르키예 등 유럽 시장에 전기차·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행보를 강화하며 수출 비중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GM은 해외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에 의존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년 대비 증가세를 만들지 못하며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수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환경 속에서, 중견 브랜드의 전략 다변화가 절실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력 모델 부진

이번 실적 부진에서 가장 뼈아픈 부분은 중견 브랜드 대표 모델들의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브랜드 전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며, 소비자 선택 기준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상황에서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대표 중형 SUV인 ‘그랑 콜레오스’ 판매가 지난해 10월 5385대에서 지난달 2934대로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올해 출시한 전기차 세닉 E-Tech 역시 지난달 판매량이 겨우 22대에 그치며 완전히 실패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가 각각 36.7%, 40.8% 감소했고 콜로라도는 14대 판매에 그치며 48% 하락하는 등 주력 모델마저 존재감을 잃고 있습니다. KG모빌리티는 무쏘 EV,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이 선방하고 있음에도 내수에서는 큰 반등을 만들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는 모습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히 하이브리드·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중견 브랜드들의 기술력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제품 경쟁력 강화 없이는 추가 하락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망과 과제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의 실적 부진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입차 중심 시장 재편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고,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성능·브랜드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국산 중견 브랜드들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신차 출시 지연 해소, 파워트레인 다양화, 품질 개선, 브랜드 전략 재정립’이라는 네 가지 과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특히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의 친환경차 시장에서 중견 3사가 주도권을 잡지 못하면 화석연료 기반 모델 의존이 계속되며 시장 존재감은 더욱 줄어들 수 있습니다. 동시에 내수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적 투자도 필수적입니다. 최근 KG모빌리티가 유럽 시장에서 성장 기반을 만들고 있는 것은 긍정적 신호지만, 전체 중견 브랜드 생존을 위해서는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현재와 같은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국내 자동차 시장은 ‘현대기아 + 수입차’ 양강 체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 중견 브랜드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