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0.7명대 출산율 쇼크…
동남아는 ‘K-프리미엄’ 수요 폭발
‘年 100만명 태어나는’ 베트남서 기회

국내 유아용품 시장이 저출산 여파로 위기를 맞은 반면, 베트남은 오히려 ‘기회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1명(2024년 기준)에 머무는 데 반해, 베트남은 1.91명으로 두 배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나면서 유아용품, 분유, 위생제품 등 아동 관련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한킴벌리는 베트남 유통기업 ‘람하SG’와 2035년까지 장기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번 계약으로 ‘하기스’, ‘그린핑거’, ‘베베그로우’ 등 주력 제품군이 베트남 전역의 주요 유통망에 확대 공급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의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린 유한킴벌리의 행보는, K-유아용품 산업 전체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특히 최근 37년간 유지되던 두 자녀 정책이 폐지된 베트남은 향후 유아용품 수요가 더욱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프리미엄’과 ‘한류’로 승부… 베트남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다
베트남 시장에서 K-유아용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 키워드는 바로 ‘프리미엄’과 ‘한류’입니다. 유한킴벌리는 자사 제품을 전량 한국에서 생산하며 ‘메이드 인 코리아’ 브랜드 신뢰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한국 드라마, K-뷰티, K-패션 등 한류 열풍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린 대표적인 국가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최근 3년간 베트남의 한국산 유아용품 및 위생용품 수입액은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산 기저귀, 물티슈, 베이비로션 등은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품질이 뛰어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이러한 한류 선호를 적극 활용해 현지 광고와 유통 전략을 현지화하고 있으며, 온라인 쇼핑몰과 SNS 채널을 중심으로 K-브랜드의 신뢰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소비자들은 기능보다 안전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중시한다”며 “K-유아용품은 그 니즈에 정확히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K-분유도 가세… 동남아 전역으로 번지는 ‘육아 한류’
국내 분유 업계 역시 저출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3년 아세안 10개국으로의 분유 수출액은 약 3,070만 달러(442억 원)로 10년 전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이 같은 성장세의 중심에는 베트남이 있습니다. 경제 성장과 함께 중산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안전한 수입 분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가구 비율이 74%에 달하는 베트남은 쇼피(Shopee), 라자다(Lazada)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소비가 매우 활발합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현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라이브 커머스, SNS 캠페인 등을 강화하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또한 하노이 베이비페어, 호찌민 육아박람회 등 오프라인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단순한 판매를 넘어 ‘K-육아용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핵심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성공의 열쇠는 ‘신뢰’… 품질 관리와 브랜드 보호가 관건
베트남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동시에 위조품 유통과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시장으로 꼽힙니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몰에서는 한국산 유아용품의 짝퉁 제품이 판매되고 있어 브랜드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한킴벌리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은 철저한 품질 관리, 현지 유통 파트너와의 협력 강화, 정품 인증 마케팅 등을 병행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판매보다 장기적인 브랜드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K-브랜드가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 잡는다면, 향후 베트남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주변 국가로의 확장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합니다. 한국에서의 저출산 위기를 글로벌 시장 진출로 극복하는 유아용품 업계의 전략은, 이제 단순한 수출을 넘어 ‘K-육아산업’이라는 새로운 산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